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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조화: 엔믹스의 믹스팝 실험은 성공했는가?

생각이 다른 이의 관점도 존중받아야 한다. 어떤 이는 음악의 실험성을 예술로 보고, 또 다른 이는 대중성과의 거리를 실패로 받아들인다. 이 글은 그 경계에 선 엔믹스의 '믹스팝'이라는 시도에 대한 통계적, 인문학적 고찰이다.

1. 믹스팝이란 무엇인가?

'믹스팝(MIXX POP)'은 장르의 규칙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음악 형식을 지칭한다. NMIXX의 데뷔곡 'O.O'는 강렬한 힙합과 몽환적인 팝, 다시 에너지 넘치는 락 사운드로 이어지는, 예측 불가한 구성으로 처음부터 충격을 안겼다.

이 실험은 단지 독창성을 넘어서 '한 곡에 여러 감정과 장르를 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이 시도가 청자에게 혼란이 아닌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는가에 있다.

2. 청중은 혼돈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O.O'와 'DICE'는 음원 차트에서 데뷔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멜론 TOP 100 진입까지 시간이 걸렸고, 스포티파이 글로벌 지표 또한 평균 이하였다. 그러나 유튜브 뮤직비디오는 빠르게 천만 뷰를 넘었고, 해외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는 한국 내 대중성과 글로벌 실험성의 괴리를 의미한다. 통계적으로 볼 때, 믹스팝은 전통적인 스트리밍 소비 패턴과는 맞지 않는다. 평균 청취 시간 45초 내외의 국내 스트리밍 특성상, 복잡한 구조는 불리하다.

3. 비판과 찬사의 교차점

비판은 명확했다. “한 곡에 세 곡이 들어 있다”, “후렴이 없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피드백은 소비자 중심 음악 시장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토록 독창적인 K-POP이 있었나”,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된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이는 ‘익숙함 vs 새로움’이라는 음악 철학의 전통적인 대립이 K-POP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엔믹스는 그 모험의 한가운데에 선 셈이다.

4. 믹스팝은 실패였는가?

실패와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초기 음원 성적만 보면 비관적이다. 하지만 ‘음악이 다시 회자되는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믹스팝은 훗날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Love Me Like This'나 'Young, Dumb, Stupid'에서 믹스팝은 보다 정제된 방식으로 재등장했고, 대중성도 조금씩 확보되고 있다.

즉, 믹스팝은 ‘진화 중’이다. 완성된 장르가 아니라 가능성의 구조다. 그리고 그 진화의 서사를 온몸으로 감내한 것이 NMIXX다.

5. 수치 너머의 음악적 감정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멤버들의 눈빛, 무대 위 제스처, 그리고 각기 다른 장르가 충돌하는 찰나의 긴장감. 그것이 믹스팝이 지닌 ‘감정적 풍요’다.

누군가는 말한다. “혼란스럽다”고. 그러나 철학은 언제나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혼란은 왜 불편해야 하는가?” 혹은 “조화란 무엇인가?” 믹스팝은 그 질문의 가장 실험적인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