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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의 수학: NMIXX, 왜 지금이어야 했는가?

서문: 나는 ‘내가 응원하는 그룹이 최고의 팀’이라 말하는 사람과, ‘그 팀은 왜 그런 방식으로 기획되었는가’를 묻는 사람 모두를 존중한다. 한쪽은 감정의 언어로 세계를 구축하고, 다른 쪽은 논리의 구조로 이해하려 한다. 이 글은 그 두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즉, 감성과 통계가 만나는 아이돌 이야기다.

1. JYP의 전략은 언제나 '타이밍'이었다

2022년 2월, JYP는 새로운 걸그룹 ‘NMIXX(엔믹스)’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시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팬데믹의 혼란 속에서 K-POP은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확장, 다른 하나는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정서적 안정이다. JYP는 이 둘의 ‘사잇길’을 선택했다.

실제로 2020년~2022년 사이, JYP는 ITZY와 TWICE를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고른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신규 걸그룹 시장의 과포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YG의 BABYMONSTER, HYBE의 LE SSERAFIM과 NewJeans, SM의 aespa 등 굵직한 팀들이 예고되며 ‘신인 걸그룹 전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JYP가 택한 전략은 ‘차별화’였다. 단순한 콘셉트의 변화가 아닌, 음악 자체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실험. 이 실험은 후에 ‘믹스팝(Mixx Pop)’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2. 데이터로 본 NMIXX의 데뷔 시점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K-POP 팬덤 수는 약 1억 7천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67%가 여성, 그 중 10대~20대 초반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즉,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걸그룹의 수요는 여전히 강력**했으며, ITZY의 다소 경직된 퍼포먼스와 TWICE의 청순함 사이 어딘가의 감성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었다.

또한, 스포티파이 기준 2021년 하반기 이후 '기이한 곡 구조'를 가진 음악들의 플레이리스트 등록률이 상승하고 있었고, 이는 청취자들이 점차 정형화된 음악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NMIXX는 이 데이터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데뷔 곡 'O.O'에서 전례 없는 구조 실험을 감행한다.

3. NMIXX가 상징한 시대적 질문

아이돌의 데뷔는 단순한 시작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와 시장이 맞물린 지점에서 나온 결론이다. NMIXX의 등장은 K-POP 시장의 ‘실험성 회귀’라는 신호이자, 아이돌이 단순 소비 대상이 아닌 ‘예술적 실험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선언한 사건이었다.

JYP는 이 시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대중은 과연 익숙한 아름다움에만 반응하는가?” 그리고 NMIXX는 그 질문에 몸으로 답했다. '실험'과 '완성도' 사이의 줄타기, 바로 그것이 엔믹스의 태동이었다.

4. 그리고, 감정으로 이어지는 수치의 끝

엔믹스의 출발을 단순히 전략의 산물로만 볼 수는 없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했지만, 그들의 무대는 언제나 ‘감정’으로 마무리된다. 수치로는 설명되지 않는 뉘앙스, 소녀들의 떨림, 퍼포먼스 안의 눈빛 하나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결국, 수학적 전략과 인간적인 감정이 함께 존재할 때 비로소 ‘아이돌’이라는 존재가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