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4, 일본) - 죽음을 넘어 다시 만난 그날의 약속사랑은 생과 사를 가르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은 때로 죽음보다 더 강한 감정의 끈이 된다. 2004년 일본에서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会いにゆきます)는 그런 사랑의 지속성과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섬세한 연출 아래, 다케우치 유코와 나카무라 시도라는 두 배우는 죽음을 넘어선 사랑이라는 낯설고도 깊은 감정을 현실감 있게 전달한다.영화는 미오(다케우치 유코)가 죽은 후, 약속대로 장마가 시작되던 날 다시 남편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와 아들 유우지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녀는 생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다. 타쿠미는 그런 미오와 함께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두 사람은 사랑을 다시 시작한..
냉정과 열정 사이 - 이별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사랑은 기억과 시간 속에서 가장 오래 남는 감정이다. 그리고 어떤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오래 기억된다. 2001년 일본과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는 그러한 사랑의 모순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수작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공동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정반대의 감정—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며 우리가 놓친 것,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영화는 잊을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품은 두 남녀의 재회를 그린다. 주인공 아오이 준세이(다케노우치 유타카)는 피렌체에서 미술 복원사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10년 전 이탈리아에서 헤어진 연인 아오이 아오이(진혜림)를 잊지 못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다가갈 수 없는 거리, 그 안에 피어난 감정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세계를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세계에 들어갈 수는 있을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2003년 일본에서 개봉된 원작 영화는 이후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되었고, 2020년에는 한국에서도 새로운 해석으로 탄생했다. 이창 감독이 연출한 한국판 조제는 장애를 가진 여성과 평범한 청년 사이의 사랑이라는 섬세한 감정을 그리며,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남긴다.조제(한지민)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여성이다.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며, 자신의 세계에 벽을 세우고 그 안에서만 존재한다. 책을 읽고, 상상하며,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그녀는 겉으로는 차..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기억, 그 찬란한 슬픔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머물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이름만 떠올려도 마음 한켠이 간질거리고, 문득문득 그 시절의 햇살과 웃음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사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그런 존재를 담아낸 영화다. 2011년 대만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첫사랑의 본질과 기억의 서정을 정직하게 담아낸 이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시대적 감정이었다.영화는 주인공 커징텅(가진동)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품어온 션자이(천옌시)라는 소녀에 대한 감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교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던 그 시절, 순수한 열정과 엉뚱한 용기, 어설픈 질투와 서툰 고백이 차곡차곡 쌓이며 하나의 서사가 된다. 영화는 이..
8월의 크리스마스 - 죽음을 앞둔 자가 사랑을 대하는 방식한 편의 사진처럼 조용하고, 한 장의 엽서처럼 애틋한 영화가 있다. 1998년,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낸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 아래 한석규와 심은하가 만들어낸 사랑은, 소리 없이 마음을 흔드는 감정의 파동이었다. 이 영화는 대사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삶의 끝자락에서 어떤 감정이 우리를 지탱하는지 묻는 이 영화는, 여전히 한국 영화사에서 빛나는 클래식이다.사진관을 운영하는 정원(한석규)은 조용하고 단정한 삶을 살아간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그는,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주차 단속원 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 사랑의 기억, 그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에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기억 속에 그 사람을 새겨 넣는 일이다. 그의 말투, 눈빛, 함께한 공간, 함께 걷던 계절까지.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는 그 모든 기억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손예진과 정우성이라는 두 배우의 만남은 감정의 선율을 깊고 넓게 펼쳐 보이고, 관객은 그 안에서 한없이 아프고도 따뜻한 사랑을 만난다.이 영화는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단순히 질병의 소재로 쓰지 않는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근원을 탐색하는 장치이며, ‘기억’과 ‘정체성’이 사랑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묻는 도구로 기능한다. 수진(손예진)은 점차 자신의 기억을 잃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