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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이멀 피어 평론: 진실과 거짓 사이, 인간의 어두운 심연1. 시작하며: 진실을 향한 위험한 항해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 1996)는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깊은 곳에서는 인간 심리의 심연과 도덕성의 모호한 경계를 집요하게 탐색한다. 그 중심에는 교회 권력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으며,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과 위선이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드러난다.2. 영화의 배경: 성역에서 벌어진 살인시카고 대교구의 대주교가 끔찍하게 살해된다. 혐의를 받은 인물은 소년 에런 스탬플러(에드워드 노튼). 교회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던 이 소년을 변호하는 임무는 냉철하고 야심 찬 변호사 마틴 베일(리처드 기어)에게 맡겨진다. 이 살인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종교적 위..
영화 교황의 엑소시스트 평론: 어둠을 통과하는 신앙의 여정1. 시작하며: 신앙과 공포 사이교황의 엑소시스트(The Pope's Exorcist, 2023)는 단순한 공포 영화 이상의 것을 겨눈다.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바티칸 공식 구마사다. 이 영화는 악령과 싸우는 격렬한 장면을 넘어, 인간 존재 내면의 어둠, 신앙의 의미, 악의 본질에 대해 집요하게 묻는다.2. 영화의 배경: 어둠 아래의 진실1987년, 스페인의 버려진 수도원. 한 가족이 이주해오면서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교황청은 아모르트 신부를 파견한다. 그곳에서 그는 단순한 악령 들림을 넘어, 바티칸 자체를 겨눈 거대한 음모와 마주한다. 이 폐허는 개인적 트라우마와 교회 내부의 죄악까지도 끄집어..
영화 퍼스트 리폼드 평론: 절망의 심연 속에서 신념을 부르짖다1. 시작하며: 침묵하는 세계 속에서퍼스트 리폼드(First Reformed, 2017)는 현대 사회 속 신앙과 존재의 위기를 침묵과 절제 속에서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폴 슈레이더 감독은 인간 내면의 고통, 죄책감, 그리고 신념을 잔인하리만큼 정직하게 들여다본다. 이 영화는 요란한 선언이 아니라, 침묵 속에 웅크린 절망의 목소리다.2. 영화의 배경: 퇴락해가는 교회, 사라져가는 신앙미국 뉴욕주 북부. 250주년 기념을 앞둔 작은 개혁교회 퍼스트 리폼드는 이제 관광지 같은 존재다. 신도는 적고, 재정은 대형 교회에 의존한다. 이곳을 지키는 신부 에른스트 톨러(에단 호크)는 아들의 죽음과 자신의 신앙적 의무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간다...
영화 악마들 평론: 광기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권력의 민낯1. 시작하며: 불길 속의 인간악마들(The Devils, 1971)은 영화 역사상 가장 도발적이고, 불편하며, 동시에 가장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 중 하나다. 켄 러셀 감독은 17세기 프랑스 루단 사건을 바탕으로, 종교와 권력이 만들어낸 광기의 연극을 압도적이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펼쳐 보인다. 이 영화는 보는 이를 끊임없이 흔들고, 질문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디까지 인간이고, 어디부터 괴물인가?2. 영화의 배경: 루단, 무너지는 세계17세기 프랑스. 종교 개혁 이후, 가톨릭 교회는 권력 유지를 위해 더 강력하고 잔혹한 통제를 강화한다. 루단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신부 그랑디에(올리버 리드)가 교회와 정치 권력의 표..
영화 미션 평론: 신앙과 정의, 그리고 인간 존재의 장엄한 충돌1. 시작하며: 구원의 노래, 저편에서 울리다미션(The Mission, 1986)은 신앙, 정의, 인간 존엄성이라는 깊은 주제를 장엄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의 잔혹성,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 서사 곳곳에 깃들어 있다. 롤랑 조페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선교와 식민, 인간성과 폭력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한 편의 장엄한 교향곡처럼 풀어낸다.2. 영화의 배경: 남미, 피로 물든 낙원18세기 남미, 파라과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식민지 지배를 위해 원주민을 노예화하고 있었다. 반면, 예수회 선교사들은 원주민 공동체를 보호하고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려 했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관계는 신앙적 이상을 무참히 짓밟는다. 이 영..
영화 아고라 평론: 사라진 별빛, 히파티아의 마지막 질문1. 시작하며: 이성과 신앙 사이, 사라져간 것들아고라(Agora, 2009)는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축적해온 지성과 문명이 광기의 파도 앞에서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슬픈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 속 중심에는, 세상을 이해하려 했던 한 여성 — 히파티아 — 가 있다. 이 작품은 그녀를 통해 지식의 찬란함과 그것이 무너질 때의 허망함을 서정적이고 깊게 담아낸다.2. 영화의 배경: 격변의 4세기 알렉산드리아4세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인류 문명의 요람이었던 이 도시는 이제 새로운 신앙의 열기에 휩싸여 혼란과 폭력의 중심지가 되어간다. 기독교 세력이 부상하고, 오래된 이교 신앙과 과학적 탐구는 점차 밀려난다. 히파티아는 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