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각각의 서사로 본 NMIXX: 지우, 설윤, 해원, 배이, 규진, 릴리
우리는 종종 그룹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한다. 그러나 진짜 이야기는 그 안에 있는 ‘사람’에서 비롯된다. NMIXX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의 음악이 실험적이었다면, 그들의 서사는 섬세하고, 따뜻하며, 고유하다. 이 글은 그들 각자의 서사에 귀를 기울이는 작은 여정이다. 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이의 감정까지도 존중하며, 그들의 삶에 깃든 ‘이름’의 무게를 조심스럽게 기록한다.
1. 지우 - 팀의 근간, 리더가 아닌 중심으로 존재하는 사람
지우는 NMIXX라는 퍼즐에서 가장 보이지 않는 테두리다. 강한 존재감으로 끌고 가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녀가 있기에 퍼즐은 완성된다. 춤선은 늘 정직하고 강렬하다. 특히 퍼포먼스 곡 ‘TANK’에서의 동작은 단순하지만 타격감이 강하다.
지우는 ‘이끌려 간다’기보다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묵직한 정서의 축’으로 불린다. 누군가 앞에 나설 때 뒤를 지켜주는 인물. 그래서 지우는 ‘리더가 아니면서도 팀을 지탱하는 리더십’의 상징이다.
2. 설윤 - 정적인 아름다움과 트렌디함의 공존
설윤은 외형적으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멤버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매력은 그 뒤에 숨어 있다. 차분하고 깊은 감성, 무대 위에서 단단하게 자신을 세우는 자세는 단순히 ‘비주얼 센터’ 이상의 서사를 만든다.
특히 ‘Love Me Like This’에서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흐르는 감정은,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무심히 펼쳐보는 느낌이다. 설윤은 말보다 ‘무대에서의 말 없는 시’로 말한다.
3. 해원 - 목소리의 진심, 감정의 그릇
해원의 보컬은 NMIXX 사운드의 핵심이다. 기교보다 감정, 기술보다 전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Young, Dumb, Stupid’의 도입부에서 그녀가 내뱉는 짧은 톤은 곡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그러나 그녀의 진가는 라이브에서 더욱 빛난다. 감정을 담은 음색은 마치 편지를 읽는 듯 다가온다. 팬들은 그녀를 ‘보컬이 아니라 서사’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건 틀리지 않은 표현이다.
4. 배이 - 아이 같지만, 가장 강한 울림을 가진 존재
배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그녀는 가능성의 상징이다. 성장과 발화의 가능성. 음색은 날 것 같고, 춤은 본능적이며, 표정은 언제나 서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녀의 진심으로 다가온다. 배이는 ‘어색함마저 아름다운’ 캐릭터다. 진정성이란 이름 아래, 우리는 그녀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5. 규진 - 표현의 스펙트럼, 퍼포먼스의 기하학
규진은 퍼포먼스의 물리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멤버다. 동작마다 방향과 무게, 속도가 느껴진다. 그녀는 단순히 ‘춤을 잘 춘다’가 아니라, ‘춤으로 공간을 채운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믹스팝 구조의 혼란스러움을 규진은 오히려 ‘구조화’시킨다. ‘DICE’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시선을 리드하는 구간은 그녀의 설계력이 만든 장면이다.
6. 릴리 - 다국적 배경에서 피어난 음악적 감성
릴리는 K-POP이라는 틀 안에서 글로벌 보컬리스트로서 확장을 이뤄낸 인물이다. 호주에서 자란 그녀는 영어와 한국어를 넘나들며 감정과 의미를 교차시킨다. 그녀의 음색은 단순한 고음이 아니다. 그건 어쩌면 ‘다른 문화에서 온 질문’이다.
릴리의 서사는 늘 외부로부터 안으로 향한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린 감성을 지녔지만, 동시에 내면으로 침잠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 이중성은 NMIXX의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만든다.
7. 하나의 서사에서 여섯 개의 이야기로
NMIXX는 단지 여섯 명이 모인 팀이 아니다. 여섯 개의 서로 다른 삶, 감정, 표현, 꿈, 속도, 방식이 만나 하나의 서사로 움직이는 유기체다.
누군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을 보고, 누군가는 이들을 통해 질문을 마주하고, 누군가는 이들을 통해 음악 너머의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이 보여주는 무대는 단지 3분짜리 쇼가 아니다. 그건 여섯 개의 생애가 부딪히고 맞닿고 어우러지는 인간적이고 서사적인 장면이다.
질문으로 남겨진 끝
우리는 가끔 묻는다. “누가 가장 잘하냐”고. 그러나 이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서사가 만들어내는 NMIXX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이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그리고 그 답은 우리 각자의 마음 안에서, 서서히 써 내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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